http://www.silentpcreview.com/forums/viewtopic.php?f=6&t=68338&p=592711#p592711

     

      인터넷에 돌아다니다 보면 '파워는 일년에 용량(출력)이 얼마만큼 줄어드니 X와트 파워를 사면 몆년후에는 Y와트 수준으로 줄어든다. 따라서 파워는 높게 잡고 쓰는게 맞고, 오래 쓰면 안좋다.' 라는 식의 말이 들립니다. 과연 이게 맞는 말일까요?(스포일러: 아닙니다.) 파워를 오래 쓰면 출력/성능 등이 저하된다는 가정인 power degrading에 대해 말해봅시다.

     


    >> disclaimer

      이 글은 상당한 심사숙고와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종합되어 만들어졌습니다. 물론 얄팍한 제 주관적 지식이 들어갔기에 이치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을수는 있습니다. 댓글로 알려주세요.

    • 파워의 '출력'은 성능 요소가 아닙니다.
    • '정격 출력', '최대 출력' , '한계 출력' 용어에 주의 부탁드립니다.
    • 용량=출력

      우선 정격 출력이란 무엇일까요?

      기술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정격 출력(Constant Power)이란, 파워가 안정적으로 장시간동안 만들어낼수 있는 출력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파워를 설계하고 판매하는 입장에서는 오롯이 기술적인 측면에서만 '표기'할 출력을 정하기가 힘듭니다. 파워는 수많은 부품들로 구성되는데 이게 장기적으로 어떻게 동작할지 완벽하게 예측할 수 없을 뿐더러, 보증기간과 50W단위의 일반적인 출력 구간, 라인업을 추가함에 따른 단가, 그리고 작동 온도(rated temperature)와 팬 프로필 등 실제 설계와는 관련없는 외부적 요인이 간섭을 주면서 산출되기 때문에 기술적인 관점에서의 입장과는 괴리가 조금 있게 됩니다. 따라서 표기되는 정격 출력은 다양한 외부적 요인들을 고려해 제조사가 임의로 정하는 가이드라인입니다.

     

      그럼 정격 출력 이상의 부하가 걸린다면 파워에 문제가 생기나요? 아니오. 당연히 딱 정격 출력까지만 동작하게 설계되지 않습니다(headroom). 제대로 설계된 파워라면 정격 출력을 약간 넘어서 동작하더라도 별 문제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이런 상태가 계속 유지되거나 정격을 너무 넘어버리면 파워 컴포넌트에 문제가 생기거나 수명에 악영향을 주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OPP, OCP 등의 보호 회로로 즉각적인(instant) 손상을 입힐 정도의 전류가 흐르지 않게 제한합니다..

     

    • OPP = Over Power Protection, 파워 전체 출력 총량 제한하는 보호기능
    • OCP = Over Current Protection, 파워 각 레일(12V,5V,3.3V등) 출력 제한하는 보호기능

      OPP, OCP는 일반적으로 정격출력의 120~150% 선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OPP, OCP trigger point를 넘게 되면 파워가 보호를 위해 셧다운됩니다. 그럼 100% ~ 트리거포인트 구간에서는 무슨 문제가 생기냐고요? 케바케입니다. 파워 따라서 아무 이상이 없을 수도 있고, 리플 등 성능이 제대로 유지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물론 당연히 정격출력 이상을 오래 유지하지 않는건 좋겠지만, 달리 말하면 peak load(정격 출력과 상반되는 개념으로 짧은 시간(보통 <50ms)동안 부하가 가해졌을때 버틸수 있는 출력)는 정격을 초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정격 출력과 최대 출력을 따로 표기하는 파워들이 있습니다. 만약 OPP, OCP가 해제된 상태라면, 파워가 즉각적인 손상을 입거나 정상적인 작동이 불가능하게 되는 '한계 출력'(임의 용어입니다)이 어디인지 알수 있을 것입니다. 당연히 그 지점은(제대로 설계된 파워라면) OPP, OCP trigger point 이상일 것입니다.

     

      본론으로 돌아가 파워를 오래 쓰면 출력이 떨어지고 성능이 저하된다는 논리인 power degrading에 대해서 생각해 봅시다. 우선, 성능이 저하된다는 것은 어느정도 맞는 말입니다. 파워 사용기간이 길어지다 보면 내부 컴포넌트가 노후화되게 됩니다. 커패시터의 전기적 특성이 나빠지고 정전 용량이 줄어든다던가, 파워 자체는 멀쩡히 동작하지만 자잘한 소자에 이상이 생겼다던가 하는.... 이때문에 리플, 역률 등 다양한 성능 지표가 나빠질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파워의 설계에 따라서 달라지는 부분으로(케바케), 어떤 파워는 10년을 써도 처음과 다를바없는 성능을 보여주지만 심하게 차이가 나는 파워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럼, 출력은 어떨까요? 물론 노후화에 따라 '한계 출력'은 줄어들 수 있고, 같은 맥락으로 [[기술적인 의미]]의 최대 출력과 정격 출력이 줄어들수는 있습니다. 이는 여러분이 생각하시는것과는 조금 다른 방향인데, 낼수 있는 힘이 줄어든다는 모호한 개념이 아니라...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파워에서 출력에 가장 취약한 특정 부품이 감당 가능한 한계 출력이 노후화에 따라 낮아지는 것입니다. 이는 당연히 파워의 설계와 들어간 부품에 따라 달라집니다.

     

    하지만 이는 여러분이 걱정하실 부분은 아닙니다. 왜냐면...

    1. 앞서 말했듯 정상적으로 설계된 파워라면 정격 출력 위에 일정의 headroom을 가지고 있습니다.
    2. 정격 출력이란 것 자체가 제조사에서 여러 기준을 고려해 산출되기 때문에 애초에 기술적인 의미와 괴리가 생기게 됩니다.
    3. 제조사는 당연히 소비자들이 '아 이파워는 5년후에는 출력이 이만큼 낮아지니 그걸 고려해서 제품을 사야지' 같은 생각을 할 필요가 없게 출력을 산출할 것입니다.
    4. 만약 기술적인 관점에서 본다 하더라도 출력이 사용상 지장을 주거나, 줄 정도로 떨어지는 일은 파워의 수명(고장나기 전까지의 시간) 한참 이후일 것입니다.
    5. 기술적인 관점과 무관하게, X와트 파워를 n년 쓰면 Y만큼 성능이 줄어든다 식으로 일반화시키는건 그리 논리적이지 못해 보입니다.

      앞서 말한것들을 종합해 본다면, [기술적인 관점]에서의 출력 degrading에 관해서는 생각해볼 여지가 많다 여겨집니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을 덧붙이지 않고 서술한다면 파워에 대해서 무지하신 분들은 [소비자의 관점에서] '아 5년 10년 후에 떨어질 출력을 계산해서 파워를 사야 하는구나' '내파워는 지금 출력이 이만큼 줄어들었을테니 좀 위험해 보이네' 식으로 생각하실수 있습니다.(실제로 그러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출력이 감소된다는 식의 주장은 심층적인 부가설명 없이는 매우 혼돈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그냥 따지지 않는 것이 맞다 생각됩니다. 끝.

     


      그래서 오래된 파워에는 어떤 일이 생기냐고요? ComputerBase의 2013년 자료입니다. 이 글에서는 5년~7년정도 된 보급~중급형 파워들을 다시 테스트했습니다. 샘플 16개 중 15개의 파워가 멀쩡했고, 하나는 내부 부품에 이상이 있었지만(출력단 커패시터-엄청난 리플) 작동 자체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였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직접 확인해주세요.

     

      아래 내용은 HardOCP의 테스트 벤치용으로 실사용되던 4개의 파워의 테스트입니다.

    https://www.hardocp.com/article/2018/03/12/cooler_master_real_power_pro_1000w_psu_10_year_redux/
    10년, 1000W 로드 실패
    https://www.hardocp.com/article/2019/03/28/seasonic_x750_750w_psu_10_year_redux/
    10년, 750W 로드 성공
    https://www.hardocp.com/article/2018/05/31/thermaltake_toughpower_1200w_psu_10_years_later/
    10년, 1200W 로드 두 샘플 모두 성공 (노후화 양상도 비슷)
    https://www.hardocp.com/article/2015/03/09/silverstone_olympia_1000w_power_supply_7_year_redux/
    7.5년, 1000W 로드 실패

    아쉽게도 고장 원인에 대한 내용은 없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직접 확인해주세요.

     

      파워의 설계에 따라, 사용 환경에 따라 결과는 달라집니다. 위 자료들만 보고 너무 성급한 결론(ex. 고급형파워가 수명 더 짧네? / 크 역시 갓소닉)을 내리지 말아주세요.

     

     

     

     

    세줄요약:

    1. 파워를 오래쓰면 성능이 떨어질수는 있다(케바케).

    2. 출력은? 기술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좀 생각해봐야할 문제다. 근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신경쓸필요 없다.

    3. '와트짜리 몇년쓰면 와트 줄어든다'는 dog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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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Srgb